갓생살기 프로젝트/일기

[2022/08/31] #2. 8월의 마지막 날, 공시 포기생이 한 일 /공시포기 취준로그

포베라 2022. 9. 1. 09:00

아침 요약:


 

어제 저렇게 엄청난 다짐을 하고 맞은 상쾌한 아침~! 은 무슨 일어나자마자 기분이 너무 안 좋았다. 

거의 전 애인 떠나보낸 기분이었다ㅋㅋㅋ

그 유명한 이별의 5단계(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를 공시에서 겪을 줄이야ㅋㅋㅋ

가만히 눈만 떠서 침대에 누워있다가 문득 내 성적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확인을 했다.

와... 너무 아까워서 미치는 줄...

그 몇 문제 차이로 아깝게 떨어진다는 사람들 얘기가 내 얘기일 줄이야.

한참 우울감에 빠져있다가 확 침대를 박차고 나왔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찬 물로 세수를 하니 또 그런대로 정신이 차려졌다.

거실로 나가서 쇼파에 앉으니 강아지가 쫄래쫄래 다가와서는 내 무릎에 앉았다.

한참을 강아지랑 앉아있다가 배가 고파져서 떡볶이를 포장해왔다.

어찌저찌 떡볶이를 먹고 나니 못난 자식(ㅠ) 혹시라도 감정적으로 힘들까 봐 눈치 보던 (눈치 보지마악 ㅠ) 엄마가 아웃렛에 가자고 했다.

쇼핑할 기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집에 있는 것보단 나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일단 나갔다.

 

원체 쇼핑몰 자체를 좋아하지 않았던 터라 처음엔 돌아다니기도 힘들었다.

근데 또 맘에 드는 바지 하나가 눈에 들어와서 피팅룸에서 입어보는데 갑자기 막 힘이 나는 거다ㅋㅋㅋ

그렇게 진짜 어이없는 순간에 기분이 싹 풀렸다. 어이없는 나란 인간...ㅎ

그래서 그 바지 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지 사고 집에 와서 넷플릭스를 보다가 이번에 이슈가 된 '파트너 트랙'의 예고편을 보게 되었다.

그걸 보는데 갑자기 '아, 나 진짜 우주의 정말 작은 먼지밖에 안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릴때부터 난 항상 내가 정말 멋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서 꿈도 높게 꿨다. 근데 그건 정말 꿈일 뿐이었다. 현실의 난 정말 작디작은 존재였다.

사실 멋지지 않아도 인생 잘 살 수 있는데 왜 그렇게 이상에만 사로잡혀 살았을까.

내가 멋지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나니 정말 거짓말처럼 마음이 편해졌다.

어쩌면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때문에 힘들었나 보다. 이젠 그 이상을 꿈꿀 수도 없으니.

 

이 모든 걸 엄마한테 털어놓으니 엄마가 "난 네가 멋지지 않아도 상관 없어. 그냥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말이 정말 위로가 많이 됐다.

 

그래. 멋지지 않아도 돼. 더 나은 삶을 살고자 노력하면 언젠간 멋지진 않아도 괜찮은 사람은 될 수 있겠지!

아유 인생 안끝났어 아직 한참 남았어. 멋지지 않은 나의 삶을 위해! 파이팅!

 


 

오늘의 잘한 점: 자아성찰

오늘의 못한 점: 수면패턴 돌려야 한다고 해놓고 늦게까지 안 자고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