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생살기 프로젝트/일기

[2022/09/03] #5. 청소가 가장 어려웠어요 /공시포기 취준로그

포베라 2022. 9. 4. 09:00

 

 

 


 

오늘은 예정에도 없던 화장실 청소를 했다.

아니 유튜브를 보는데 집 정리 콘텐츠들이 알고리즘에 떠서... 갑자기 청소하고 싶어 져서...ㅎ

사실 내 방 청소가 가장 시급한데 방은 가구 배치를 다시 해야 해서 아직 건들지도 못하고 있다. 내일은 꼭 맘에 드는 방 배치 구상이 나오길...

 

아무튼 오늘 화장실 청소를 했는데, 거의 하루 종일 했다.

화장실이 그렇게 더러운 편도 아니었는데 뭐가 이렇게 오래 걸린 건지 모를 일이다.

수납장에 있던 버릴 물건들 싹 버리고 수납장 안 깨끗이 닦고, 벽에 있던 남은 곰팡이 좀 제거하고 세면대랑 변기, 욕조 닦는 것만 했는데...

역시 청소가 가장 어렵다.

 

그리고 오늘 올해 첫 포도를 먹었다. 진짜 달고 맛있었다.

원래 포도를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닌데도 계속 손이 가더라.

 

사실 오늘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귀찮기도 해서 일기 스킵하고 내일 아침에 쓸까 싶었다. (항상 밤에 쓰고 다음 날 아침 9시로 예약 포스팅 걸어놓음)

근데 그러면 또 작심삼일 될 것 같아서 귀찮음을 무릅쓰고 노트북을 열었다.

이렇게 꾸준함을 배워가는 건가 보다.

 


 

내가 재작년에 레몬 먹고 씨앗을 발아시켜 흙에 심어둔 레몬이 있었다.

정말 작디작고 소중한 싹들이었는데 심고 나니 어쩐지 애들이 시들시들 힘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다 뽑아서 정리해버리고 잊고 살고 있었다.

근데 작년부터 갑자기 그 자리에서 이상한 잎이 났다. 

뭔지 정말 궁금했는데 어디 물어볼 곳도 없어서 잡초라고 생각하고 그냥 방치해뒀더니 애가 쑥쑥 자라는 거다.

그래서 지금까지 두 그루가 푸릇푸릇 잘 살아있는데, 오늘 그게 레몬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갑자기 전선영 작가님의 (유튜버 돌돌콩님) '어쩌다 가방끈이 길어졌습니다만'이라는 책에서 봤던 구절이 떠올랐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절인데,

'그런 막연한 날이 계속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온도가 알맞고, 볕이 적당한 하루가 선물처럼 찾아온다. 그러면 그 언젠가 내가 심어 두고도 까맣게 잊고 있던 씨앗들이 여기저기서 움트기 시작한다. 손톱처럼 작디작은 새싹들이 자라서 결국 내 삶의 꽃이 되고 나무가 된다.'

내가 잡초라고 생각했던, 그냥 방치해뒀던 그게 날 정말 많이 위로해줬다.

그래, 내가 나도 모르게 심어둔 씨앗들이 있겠지. 그 씨앗이 언젠가 갑자기 싹이 트고 꽃이 피고 나무가 되겠지.

 

오늘은 어쩐지 좋은 꿈을 꾸게 될 것 같다.😊

 


 

 

오늘의 잘한 점: 화장실 청소, 귀찮음을 무릅쓰고 일기 쓴 것

오늘의 못한 점: 계획은 지키라고 있는 건데 계획을 지키지 못했다.

어제 계획한 일 진행 여부: 방 정리 마저하기-> 화장실 청소로 대체, 책 읽고 리뷰 꼭 작성하기, 컴활 접수하기, 9월 플랜 대충 짜 보기

내일의 할 일: 방 배치 구상 끝내기, 9월 플랜 짜고 컴활 접수하기, 책 읽고 리뷰 작성하기, 쓰레기통 주문하기